2012. 5. 7. 11:20

 

 

  1. 그것은 한 개의 트윗으로부터 시작됐다.

    무료한 오후 시간, 하릴없이 트윗질을 하고 있는데 망각화 계정으로부터 이번 단공을 맞아 양보컬이 친히 기타줄을 갈아주는 이벤트는 거행(!!)한다는 소식에 내 손은 나도 모르게 DMDMDMDMDMDM…. 그닥 큰 기대를 한 것이 아니라 충동적으로 눌렀을 뿐인데, 기타를 가지고 오실 수 있겠냐는 답쪽이 뙇!!!! 기타가 아니라 드럼이라도 가져오라면 머리에 이고라도 가져감 T_T 누구한테 선수 뺏길까봐 광속으로 네네네넹~ 대답해 놓고 보니 ……. 음?? 음??? 음????

    내 기타는 싸구려 기타일 뿐이고, 국카스텐 스티커가 붙어 있을 뿐이고 .. 양보컬이 갈아준다는데 괜히 나혼자 얼굴 빨개지면 어쩌나 걱정이 될 뿐이고….

    T_T 갑자기 급 소심 모드가 돼서, 이벤트를 안한다고 그럴까; 그럼 나 땜에 아까운 기회를 놓친 다른 사람들이 날 저주하겠지? 그런데 부끄러워 부끄러워 부끄러워 ㅠㅠㅠㅠㅠㅠㅠ 했지만, 어쨌든 가지고 가보기로 했다. 무려 최고급 기타 줄로 갈아준다잖아!!!!!!!

     

     

  2. 공연날 나름 빨리 나온답시고 집에서 나왔는데, 홍대입구 역에 사람들이 콩나물 처럼 와글와글 몰려 있었다. 처음 가보는 밸로주라서 오늘도 네이버 지도를 이용하는데, 내 위치는 점점 경로를 벗어날 뿐이고 T_T 여섯시까지 가기로 했는데 매니저님이 전화할 때 지하철 역에서 막 헤매고 있었음. 땀을 막 흘리며 벨로주 입구로 걸어가는데, 어떤 여자분이 반색을 하며 뛰어오셨다!! 기타를 메신걸 보니 같이 이벤트 당첨된 분이신듯!! 그런데 이미 다른 분들이 입장전에 줄을 서고 계셔서 민망해 혼자서는 못들어가시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느무느무 미안한 마음 .. 그런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메니저님이랑 그 여성 분이 서두르는 이유를 몰랐는데 알고보니 공연이 7시 까지고 입장이 6시 30분 부터라 시간이 30분도 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난 7시 30분까지인 줄 알고 솔직히 속으로, '아 기타줄 가는데 시간 얼마 걸린다고 1시간이나 일찍오라고 하는거즤 ㅠㅠㅠ' 막 이럼 ㅠㅠㅠ 바보 멍청이 ㅠㅠㅠ)

 

  1.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들어서니 탁자를 마주하고 남자 두분이 앉아계셨다. 재익님은 한번에 알아봤는데, 다른 분은 뉘신지.. 알고보니 윤호님 ㅠㅠㅠ 진짜 뻥안까고 못알아봄; 이걸 혼자 못알아봤으면 다행인데, 입이 방정이라 혹시 멤버 바뀌신거 아니죠? 하고 막 물어봄.. 근데 진짜 뉘신지; 였음… 나중에 무대 올라가니 그때서야 윤호님처럼 보임.. 결론은 가까이서 보니 너무 잘생기셔서 못알아본거임…;;;; 진심임;;; (나중에 팬싸인회때 말씀 드렸는데 안믿으시는 눈치였음. 진심임. 이놈의 애물단지 입은 거짓을 말하지 못함!!!) 암튼, 윤호님이 다른 여성분 기타를 맡으시고 난 재익님께 기타를 맡겼는데, 그때부터 내 얼굴을 보지 않으셨다… 재익님의 관심은 오로지 기타에게로… 리쳐드가 매력적인 건 알지만, 저도 좀 봐주세염.. 좀 늦게 오신 주영님이 사람 민망하게 말도 좀 하고 그러라고 막!! 호통치셨음!! (더해주세요 더더더!!) 대충 재익님과의 문답을 써보자면

 

 

"안녕하세요" <- 나

-네 <-재익님

정적…..

"재즈기타 치셨죠? 그냥 기타랑 뭐가 달라요?"

-그냥 꼭같애요

정적…..

(이때쯤 주영님 호통!!!!!!)

"제 기타 소리 좋죠? 헤헤헤"

-아직 튜닝을 안해서, 하고 들어볼게요

"네 ㅠㅠㅠㅠ"

(튜닝후)

-소리가 좋네요! 제 기타보다 더 좋은 것 같은데요?

"(급방긋) 그렇죠? 제꺼 싸구련데 하하하하~"

정적………

 

등등등 정적이 정족수 이상을 채운 가운데, 호프 주영님이 간간히 피쳐링을 하시고, 급기야 막 기타리스트 주제(;)에 기타 치기 싫은 적 있지 않으세요? 전 첨에 기타사고 엄청 치기 싫던데~ 막 이런 망언을 함. 헐.. 그럼 지금은 왜케 잘치냐!! 치기 싫었는데 잘치면, 맨날 치고는 싶은데 날이면 날마다 기타 산지 2달 째 실력을 십년째 가지고 있는 나는 뭐냐긔~ 속이 상하.....건 아니고 그냥 멋졌음 ^_^ 뭘해도 멋있음 헤헤헤헤헤헷~ 확실히 분위기 메이커신지 막 어색해 하는 우리와 멤버분들 사이에서 요런 조런 말도 막 하시고 노력을 많이 하셨음. 그런데 시간은 한정돼 있고, 하고싶은 말은 많고, 재익님은 리쳐드만 사랑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건이 터지고 말았으니..

 

  1. "어!!! 이거 국카스텐! 와아~ 망각화 공연 오면서 국카스텐 스티크 붙여왔다 아이가!!"

왠지 평소보다 무장해제된 듯한 격앙된 사투리로 주영님이 ㅠㅠㅠ 드디어 내 기타에 스티커를 보신 것이어따따따따따따따따따… 솔까 엄청 걱정을 하긴 했다. 스티커를 띨려고 했는데 먼저 스티커 떼본 친구가 디지게 안떨어지고 더러워지기만 한다고 그래서 엄두도 못내고,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갔다. 재익님은 별 말이 없으셔서 그냥 넘어가려나 싶었는데, 귀신 같은 주영님이 막!! 하현우 스티커 붙여 왔다고 하현우랑 안친하다고 막 그러심 ㅠㅠㅠㅠ 할 수만 있으면 머리 풀고 소복입고 석고대죄라도 하고 싶었음 ㅠㅠㅠㅠ 비루한 손으로 스티커 막 가려보고, 진짜 제가 띨려고 했는데요, 아 진짜 너무 죄송하고요 ㅠㅠㅠㅠㅠㅠㅠ 몸둘바를 모르겠는거다. 주영님은 계속 매직으로라도 까맣게 그리자고 그러시고, 나는 매직이 어디있나 막 찾고 있었고, 주영님은 우리는 스티커 같은 거 안하고 브로찌 같은 거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브로찌 만들면 10개 삼 ^_^ 옷마다 다 붙이고 다님 ^_^ 정말정말 죄송 ㅠㅠㅠㅠㅠㅠㅠㅠ 집에가서 당장 스티커 떼고 싶었는데, 기타 망가질까봐 떼지 못함 ㅠㅠㅠㅠㅠ 이래서 한번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한다니께..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는 걸 다시한번 깨달음 !!!!! 이놈의 국카스텐 ㅠㅠㅠ 너땜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ㅠㅠㅠ 엉엉

 

  1. 얼추 국카스텐 사건이 일단락 됐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관객분들이 막 들어오심. 재익님은 아직 기타 줄 다 갈지도 않았는데?? 윤호님은 이미 기타 줄을 다 가신 것처럼 보였다. 재익님은 아직 다 갈지도 않았는데? 이쯤에서 또 "한마디로 안하시고 기타 줄만 가시는데 왜케 늦게 가세요~" 하고 개드립 작렬^_^ 내 입은 개드립 하라고 태어남…^_^ 민망해하셨는지 아닌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계심;; 너무 좀 촉박해 보여서, 튜닝은 제가 할게요~ 했는데 결국 튜닝까지 다 해주시고 주심. 헤헤~ 기타 줄 다 끝나고 재익님한테 살짝, 기타 줄 매듭지고 난 후에 길게 남아 있는 부분 자르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림. 훗… 거친 기타 꼬리는 완전 멋져 보여서 예전부터 그대로 기타 꼬리 펄렁이며 연주하는 거 무지 로망이었음!!! 으하하하하~

 

  1. 끝 나고 주영님이 기타줄을 갈면 어쩌고 저쩌고 막 뭔 말을 하셨는데, 너무 멋있어서 걍 얼굴 보느라 뭐라하는지 까먹음;;;; 기타줄을 뭐 어떻게 하라고 그랬는데 뭐라고 해찌?? 내 머리속에 분명 남아있긴 할텐데, 기억이 안남;;; 언젠간 생각이 날까;;;;;; 나는 왜 멋있는 사람이 얘기하면 뭐든지 다 까먹는지 모르겠음. 알고보면 재익님도 엄청 말 많이 했는데 내가 다 까먹은 걸수도 있음.. ㅇㅇ 그런 득.. 참고로, 싸인회때도 주영님이 뭐라뭐라 무슨 말 했는데 다 까먹음.. 헐.. 신비로운 내분비계의 미스터리~ 어쩜 그것만 딱 기억이 안나지????

 

 

  1. 집에와서 눈누난나 기타 줄 간 기타를 막 쳐보는데!! 오오오미~ 이것이 신세계인 것이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지금까지 4,5,6,줄은 거친 쇠줄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금빛이 쫘르르르 돌면서 완전 럭셔리골져스했당!!! 게다가 소리도 울림이 굉장히 좋고, 진짜 쇳소리가 아니라 기타소리가 난다 히힛 (이것은 기타 2달 초보자의만이 느낄 수 있다는 플라시보 효과인득;;;) 너무너무 뿌듯해따! 솔직히, 처음에는 기타 줄만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는데 (무려 12000원짜리 줄이라고 하셨다!!!!!!) 알고보니 이 이벤트 자체가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같이 얘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그럴려고 준비하신 거라능(누가 이 이벤트 처음 제안한거냐고 물어보니 매니저님이 하신거라고 ^_^ 찬양하세~ 매니저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기쁨 주고 사랑받으시네~) 얼떨결에 이런 레어 이벤트에 덜컥 붙어서 준비없이(ㅠㅠㅠㅠ) 임한 것 같아 좀 죄송하기도 하고, 다음번에 또 당첨되고 싶은데, 국카스텐 스티커나 붙여오는 나란 걸 알았으니 앞으론 다시 뽑아주시지 않을거 으흐흐흐흐흐흐흑 ㅠㅠㅠㅠ 잘못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망각화가 짱임. 국카스텐 버려!!!!!!!

 

  1. 얘기를 들어보니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를 종종 마련하실 계획이란다. 이번에 주영님이 시간이 너무 없어서 아쉽다고 말씀하셨으니 다음 번에는 좀 더 오~~~ 랜시간 팬들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이벤트를 다시 한번 마련해주십사 하는 바람이 크다!!!! 아마 그렇게 하실 것 같고. 걍, 기타줄만 갈 줄 알고 멍때리고 앉아 있던 내가 싫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에이포 용지 4장에 질문지 빡빡히 적어가서 재익님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자기도 모르게 막 말을 많이 하도록 만들었어야 하는데.. 윤호님한테도 질문 많이 하고 싶었는데, 초반 뉘신지의 충격의 너무 커서 ㅠㅠㅠㅠㅠ 질문도 잘 못하고 ㅠㅠㅠㅠ (무대 끝내고 싸인회하니까 윤호님같아서 막 잘생기셨다고 개드립침!!) 주영님과의 대화는 그냥 블랙아웃 ㅋㅋㅋㅋ 이런 내가 너무 싫어 ㅋㅋㅋ 그 와중에 진짜 진짜 진짜 아쉬운 건, 금식이 얘기를 못 물어본게 너무 안타까움. 우리 (;;) 금식이 요즘도 밥 잘먹고 잘 지내고 있는지…. 완전 물어보고 싶었는데, 시간은 후딱 가 있었다!!

 

 

  1. 갠적으로 느무 아쉬운 이벤트였다. 있는 놈이 더 한다고, 한번 맛(;;)을 보니 헤어나올 수 없어! 다음번에도 또 초원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망각화 계정만 따라다니며 이벤트 주워먹을 거임….(겁내지 마세요 :D 헤헤~ 헤치지 않는답니당~) 부록으로 앨범 사진 (자켓이 느무 이쁘게 잘빠짐!!) 이랑 기타 줄 꼬랑지를 간지나게 덜렁거리는 '비롯 싸구려로 태어났으나 기타리스트 김재익님으로부터 내기타보다 낫다는 칭찬을 들어버린 인생역전 기타 리쳐드' 사진을 올리려 했으나 지금 말고 내일 올리겠음 ^_^

 

 

이쯤에서 마치는 건 아쉬우니, 갠적으로 가장 망각화다운 곡이라고 생각하는 '그리고 밤'의 이번 공연 동영상을 올리게 뜸. 영상은 트위터 달리맘님@dalimom에서 가져옴. 무대 중앙에 있으셔서 양보컬과 눈 10번도 넘게 마주치셨다 함. 마주보고 앉아 있어놓고 아무것도 못한 나보다 100배는 나으심 ㅠㅠㅠㅠ부러붐 bb

 

 

 

 

이 영상 보고 다 망각화 팬으로 꺼..꺼져버렷!!!!!!!!!

 

 

Posted by caith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