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0. 10:14

 

최근 들어, 나에게 국카스텐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이름을 말하며,

니가 좋아하는 애들 티비 나왔다고,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을 보며 거만하게 그냥 한마디 해준다.

 

"내 음악적 이상형이라니까 ㅋ "

 

내가 15년간 꿈꿔오던 밴드가 한국에서 나왔다는 게 처음엔 믿어지지 않았고, 그 밴드가 대중적 인지도를 얻어가고 있다는 게 정말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개고생한만큼 정당한 댓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보다는, 영화에 나오는 불우한 슈퍼 히어로를 응원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음악으로 지구를 구할 순 없겠지만, 고루하고 똑같음 음악의 홍수 속에서 감각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늘 한땀의 자극 정도는 줄 수 있어도 인류 평화에 이바지 하는 거겠지

 

대중들이 국카스텐을 기억하는 건 나가수에서의 '한잔의 추억'의 여파가 클 것이다. 폭발적이고 에너지 넘치고, 막 지르는.... 물론 그게 국카스텐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장점 (어마어마한 에너지와 폭발적인 가창력)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만으로 내 음악적 이상형이 되기는 모자르지 ㅋ

 

다행이도 지난 일요일 콘서트 7080에 나와 국카스텐이 가진 또다른 매력을 마침 보여주는 바람에 괜히 나혼자 목에 핏대 세워가며, 국카스텐은 이게 다가 아냐!! 라고 흥분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냥 보여주면 되니까 ^^!

 

 

 

부정할 수 없이, 국카스텐 뿐만이 아니라 모든 밴드의 꽃은 보컬이다. 모든 위대한 밴드가 위대한 보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대한 보컬은 밴드의 격을 한단계 끌어 올린다. (그렇다고 하현우가 위대한 보컬이라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그냥 훌륭한 보컬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직 1집 가수니까;)

그만큼 밴드에서 보컬의 매력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밴드음악을 들으며 보컬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는 나 조차도(그렇다고 보컬에 관대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부정할 수 없이 처음 하현우의 '목청'에 반했으니까. 그만큼 하현우가 가지고 있는 몰입도는 대단하다. 거기다가 밴드의 프론트맨으로써 가지고 있는 매력도 많다. 재기발랄한 입담, 겸손하고 솔직한 성격, 당돌한 자부심에 살짝 찌질해 보이는 일면까지.. 국카스텐의 입구로써 하현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헐; 갑자기 빠심이 뻐렁치면서 자꾸 또 하현우 얘기로 빠져드네;;)

 

각설하고, 쓸쓸한 계절은 하현우가 가진 보컬로써의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팬으로써 억울한게, 하현우는 지를 줄만 안다. 이런 소리 들을 때다. 왜냐하면 나는 하현우의 목청 자랑 노래 보다는 차분 차분하게 부르는 보컬을 더 좋아하고 그런 면에 점수를 더 주고 싶기 때문이다. 노래방에서 노래 한번 불러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낮은 음과 중간음을 컨트롤 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쓸쓸한 계절을 보면 하현우가 얼마나 노련하게 목소리를 컨트롤하며 "노래"를 하는지 알 수가 있다. (그나저나 나 왜 자꾸 학예회에서 자식 장기자랑 캠코더로 찍으로, 표정으로 이 애가 우리 애에요!! 라고 말하는 학부모 같냐...)

 

이 글은 내가 좋아하는 국카스텐의 다른 곡들을 추천하면서 무한 오글거림을 만들어 줄라고 계획한 것인데, 자꾸 얘기가 길어지니 이쯤에서 짤라야겠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무대는, 국텐 방송 무대 중에 (의외로 방송을 많이 했음; 존재감이 없었을 뿐;) 내가 개인적으로 무쟈게 좋아하는 무대다. 키 포인트는,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열연주 하고 있는 국텐과, 그것을 무당 굿 구경하는 것처럼 바라보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헐.. 간만에 거울 예전 영상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다.

확실히 초기(2010년이니까 그닥 초기도 아니지만)의 거울은 단순란 롹넘버가 아니라

뭔가 한과 찌들음과 비탄이 있다면 너무 감정이입한건가 ㅋㅋ

최근의 거울이 신나고 거칠 것 없이 지르는 거울이라면 

이 영상에서의 거울은 가사 내용과 걸 맞게 좀더 음습하고 성찰적인 느낌이 든다.

 

20대의 현우찡은 귀엽긔~ 폴로셔츠도 귀엽긔~

 

 

Posted by caith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