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3. 05:16
0. 여행기에는 자고로 사진이 필수인 법인데, 하다못해 길가다가 고양이만 봐도 그걸 찍어서 올리는 비주얼과
인증의 시대에 사진 한장 없이 여행기를 올린다는 것이 상당히 양심에 껄끄럽긴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ㅠㅠ
어쩔 수가 없었어요 ㅠㅠ 자세한 얘기는 앞으로 이야기를 통해서 천천히.. 

0. 서사적인 이야기 구조가 가장 좋겠지만, 이미 몇달이나 지나 버린 일이고 또 미리 말했다싶이 객관적이고
서사적으로 얘기를 풀어놓을 부표같은 것들이 없어서, 아마도 제멋대로의 생각나는 데로의, 골자와 디테일이
이리저리 뒤섞인 중구난방 여행기가 될 것 같습니다.

1. 요즘 뭐 개나 소나 다한다는 미국 서부 여행이 뭐 그리 대단하냐 할지도 몰릅니다. 이미 이세기 전에 누구는 북극도
찍고 남극도 찍고 달나라도 찍었는데 겨우 미쿡 서부가 뭐 대단하다고.. 라고 저도 생각 하지만, 사실 저한테는 좀
특별했답니다. 왜냐하면 이 여행은 길치에 가녀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가 홀몸으로 97년식 토요타 한대 끌고 무대포로
떠난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주위의 수많은 반대를 무릎 쓰고 장장 2박 3일 동안 오직 제발 차가 멈추지만 않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미국 서부를 횡단했습니다. 결론은 아무 일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글까지 쓰고 있겠죠.

2. 여행은 사실 큰 뜻이나 의미를 품고 계획된 게 아니었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최선의 악수였다고나 할까요? 
제가 미주리에 살았는데 캘리포니아로 거주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차를 쉽핑할려 했더니 견적이 1000달러가 나오더라구요
하하.. 그럼 차라리 차를 팔고 갈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차를 판돈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차를 살만한 견적이 안나올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다 의견을 물었는데 99%의 사람들이.. 그건 쫌 아닌 듯... 이어서 엄청 망설이다가
이 것 외에는 다른 어떤 방법도 없어서 그냥 떠나기로 합니다. 

3. 가장 무서운 건 차가 혹시나 퍼지지 않을까 하는 거였어요. 연식도 연식이고 또 사막지역이라서 차가 퍼지면.. 그야말로
인생 퇴갤... 그래서 비싼 보험비 내가며 로드 서비스 신청하고 그동안 팟잡 했던 돈 다 털어서 차 고치고 ㅠㅠ 크흑
피같은 내돈. 아 이제 대충 갈 수 있겠구나 했는데, 지나치는 곳 중에 하나가 얼마전에 토네이도에 대파를 당한 조플린이었어요.
또 걱정이 돼서 야 가는데 토네이도 불면 어떡하냐! 하하- 하고 말했는데 아는 동생이 " 언니! 나 인디애나에서 여기로 운전하고
왔을 떄 진짜 토네이도 만났어요!" 하는 말 듣고 대경실색.... 과연 나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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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ith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