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3. 22:53


1. 2012년 들어 처음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 앗 아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 이어 두번째.

2.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영화는 꼭 보고 싶었다. 왜냐! 맘껏 욕할 대상이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3. 극중에서 나오는 김경호 교수처럼, 나도 보수적인 원칙주의자리고 기능론자인데, 난 참 소신을 굽히고 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역시 요즘 세상에서는 아는게 힘이라는 것까지도.

4. 현실의 부조리를 탄원하는 매체는 다양하다. 영화, 음악, 책 등등. 그 와중에 법정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영화여서 일까? 김정이나 상황을 과정되게 그리지 않고, 있는 사실을 "제시"함으로써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영화라도 더 마음에 들었다.

5.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날계란 세례를 받는 판사역의 문성근씨의 연기가 참으로 인상깊었다.
합리적이고 적법한 사실이나 권위없이, 이미 세워져 있는 권위 뒤에 숨어 있던 사법관들이 방청객들의 물리적인 일개 계란 세례에
잔뜩 겁을 먹고 움추리는 모습은, 그 알량한 권위를 온갖 부조리를 통해서 세울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정체를 낱낱이 말해주고 있었다. 권위만 세우고 있는 허수아비 겁쟁이들의 모습에 분노와 경멸이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6. 영화는 사실을 통하여 재구성한것이라고 하니 영화만을 보고 사건을 판단하는데는 무리가 있을 법하나,
최근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원칙 세우기나, 탈권위 운동과 맞물려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위를 세우기 전에 그 권위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영화과 대중의 호응을 받을만큼
한국의 민주의식이 성숙해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갈길은 아직 멀지만.

 
Posted by caith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