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1. 15:50


1. 광주의 대표 문화 브랜드 문화콘서트 난장에서 저무는 올해를 정리하고 밝아오는 한해를 맞기위해 밤샘 일렉트로닉 파티를 한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들었다. 정말 밤새서 하는 건가? 음료 및 주류 반입 허용? 난장 공개홀이 일일 클럽이 되는 거임? 싱나 싱나~ 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밤샘 파티는 못하고 난장이 선정한 일렉트로닉 밴드 3팀과 함께 하는 공연이되었지만, 기대되는 건 마찬가지 ^^

2. 난장은 2주에 한번씩 뮤지션 몇팀을 한꺼번에 모아 공연을 하고 그것을 몇 컷으로 나누고, 그것을 매주 방송으로 내보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러팀의 뮤지션들이 한번에 공연을 같이하기 때문에 난장 공연은 밤 12시에 끝난다. 라고 미리 예상하고 가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이번에도 일렉팀 이외에 국카스텐 스페셜이 뒤에 있기 떄문에 오늘은 2시쯤에 끝나겠다~ 왜냐면 난 무한 앵콜을 할거니까~ 룰루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출발!


3. 티켓팅을 하고 담배피러 나온 하현우찡을 봤으나 별자리보는 어플 시험해 본다고 아둥바둥대다가 현우찡은 들어가버려 싸인도 못받고, 친구들 만나 수다떨고 등등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다가 드디어 입장 시간이 돼서 줄을 서는데, 어째 심상치가 않다. 아직도 리허설하는 소리가 들리네? 아니나 다를까, 아직도 리허설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몇번이나 들으며 원래 입장 시간에서 거의 1시간이나 늦게 입장을 하게 되었다. 방송국의 시스템을 알지 못하는 일반 관객으로서는 당연히 화가 날만한 상황. 특히나, 기존 입장 시간에 맞춰 줄을 슨 상태에서 언제 들어갈게 될지 모르니 계속 서서 1시간 이상 스텐바이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방송은 방송 나름대로의 이유와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객은 언제나 소비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이해나 관용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공연의 질은 공연의 질이고, 진행의 치밀함은 또 다른 척도의 기준이 된다. 공연들어가기 전부터 친구들과 "지금 이렇게 불평하고 짜증나도 일단 국텐이 공연 잘해버리면 다 까먹는거지 뭐 ㅋㅋ" 라고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뮤지션 스텝 방송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한발짝이라도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객은 말할 것도 없고.

4. 사실 난 일렉트로닉엔 별 관심이 없다. 빌리코건이 무려 10여년 전에 "내가 지금 음악을 한다면 기타대신 턴테이블을 들것이다." 라고 말했고, 그 때 이후로 일렉트로닉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몇몇 롹돼지들이 레드 제플린이 최고고 오아시스는 롹도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음악을 향한 시선은 발전성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취향에 근거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뭐가 최신 트렌드고, 테크닉적으로 발전을 했네 안했네 하더라도, 취향은 취향이며 10년전에 별로 안꼴렸으면 10년 후에도 별 꼴릴 일이 없다는 얘기. 다양한 장르가 범람하여 우연히라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과 비례하여 배타성도 점점 엷어지는 것이 다행스러운 현상. 

5. 내가 난장의 빅팬을 자부하는 이유는 3가지가 있다. 첫번째, 음향의 퀄러티, 두번째, 아티스트 선별 능력, 그리고 세번째, 엠씨하현우 ^_^. 사실 이게 오히려 지방 방송을 편협하게 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쨋든, 광주엠비씨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프로임에도 음향과 공연의 질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딘가에서서 줏어 듣기로는 제대로된 사운드를 구현하는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던데, 그리고 제대로 장비를 다루는 것이 까다롭기도 하고 (이것이 최근 공중파에서 롹밴드 라이브를 보기가 힘든 주된 요인이라고...라는 소리도 어디선가 줏어들었다.). 지방방송, 높지않은 시청률, 열악한 환경속에서 지방팬들을 위해 이정도로 꾸준히 투자해주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감격에 눈물 펑펑인거다. 난장이라는 사람이 있었으면 광주 한바퀴 엎고 돌기세. 어쩌면 예부터 예향으로 불렸던 광주 마인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획인가 싶기도 하고.

두번째는 난장의 예리한 시선. 반농담조로 하는 얘기지만, 하현우가 난장 엠씨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난장 다시보기를 다 돌려봤는데 ㅋㅋ (갤익나온건 2번 봤음 ㅠㅠ), 쭉 보면서 느낀 점이, "아니 대체 난장은 어디서 이런 뮤지션들을 찾고 알아서 데려오는 거지?" 였다. 내가 음악에 그만큼 관심을 못두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듣도 보도 못한, 그러나 보석같은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들을 데려와서 선을 보여주는 거다.  하드롹, 모던롹, 보사노바, 발라드, 재즈 기타 등등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을 장르와 색깔에 그 어떤 편협함도 없이 선별하여 공연을 하는데, 그 다양한 스펙트럼과 발빠름에 아주 많이 감격했다. 그리고 출연한 뮤지션들은 그 이후 거의 평단과 리스너들로부터 좋은 평들을 얻는게 대부분. 이것이 바로 매의 눈이 아닐런지. 난 항상 친구들에게 말한다. "난장 꼭 보세염. 그러면 당신은 이미 음악계의 파이어니어. 한발 앞서 좋은 뮤지션 득템할 수 있다능!" 본래 진정한 의미의 음악 프로란, 시청자들이 미쳐 발굴하지 못한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리스닝의 지평을 넓혀주는 것일텐데, 잘팔릴만한 음악들을 더 잘팔리게 광고하고, 협박하듯 귀에 이겨넣어 버리는 습관이 길들여진 음악프로가 공중파에 판치는 요즘같은 세태에 난장은 진정한 음악 프로의 존재증명을 하고 있는 몇 안되는 프로가 아닌가 싶다.

세번째, 그리고 화룡점검 하현우 ^_^

어쨋든 난장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워.  

근데 나 왜 난장 찬양하고 있지? 이 글의 주제는 일렉트로닉 파티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 의미에서 본격 일렉트로닉 파티 얘기는 part 2에서..  코밍쑨

 
Posted by caith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