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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1 고대의 제사의식을 보는 듯한
2011. 10. 11. 08:26




1. 국카스텐 음악은 고유의 광기과 폭발할듯한 에너지 때문인지 어떤 음악적인 숙련도나 곡의 좋고 나쁨 이전에
공연 자체만으로도 마치 고대의 제사의식을 보는 듯하다. 그 오묘한 광기에 경도돼서인지 하나같이 국텐은
공연이 진리하고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고. 이 영상도 참, 보름날 밤에 산제물의 피를 갈라내고 제를 지내는
광기어린 제사장과 신도들을 보는 느낌이다. 물론 좋은 의미로.

2. 주술적일 정도의 국카 음악의 핵심에는 본능을 터치하는 무언가가 있는데, 이것은 사물놀이를 볼때 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가슴이 둥둥 뛰는 그것도 매우 유사하다. 혹자는 국카음악에 뽕끼가 있따고 하는데 그건 뽕끼가 아니라
사물놀이패가 만들어 내는 충격적일 정도의 리듬감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강약 역시 강약 중강약에서부터 굿거리 장단까지
왠지 전통적인 리듬을 차용하여 곡구성을 많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릴 때 하현우가 풍물패에 있었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아마 그것에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았나싶다. 매니큐어를 보면 대놓고 사물놀이를 사운드에 가져다 썼고. 그런데 매니큐어에서의
시도는100% 성공한 조합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매니큐어의 이미지와 사물놀이 사운드는 그닥 잘 어울리지 않았다.

3. 이 영상을 가지고 온 결정적인 이후는 영상 앞부분에 하현우의 기타 튕기기 때문이다. 기타만 튕겨도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만드는, 드디어 오아시스에 필적할 밴드가 우리나라에도 등장한 것이다!! 기타만 튕겨도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오아시스같은
밴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하현우의 인터뷰를 보고 처음에는 하현우가 괜히 관객들을 놀리려고 그러나 싶었는데
자꾸보니 이어폰 음량이라던지 설정을 조정하려고 한 것인듯. 그러고보면 말은 또라이같이 하는데 이상한 부분에서 굉장히
순진해 보인다. 이사람.

4. 덧붙여, 하현우 보고 또라이네, 허세끼가 많녜, 설정이네 하는 말들은 솔직히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소탈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받은 게 뭐냐면, 자타공인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트레이트하게 그렇다 하고 넘어간다.
솔직히 남이 칭찬할 때 겸손하게 대답하면 또 칭찬하고 그럼 또 상대방을 나도 칭찬해줘야 하고 이런 구태의연한 관례가
짜증나는 사람으로써 아주 바람직하게 보인다. 얼마나 간편한가. 내가 먼저 나를 인정해 버리면 더이상 말이 길어지지 않는다.
물론 관심병 종자라면 하현우식 대처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냐면 2번 들을 칭찬을 0.5번밖에 못듣게 되니까.

이와는 반대로 음악 외적인 부분이라던지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 하현우가 자기 칭찬하는 건 자기 잘생겼다고 하는 것 밖에
못들어본 것 같다. 아.. 이렇게 논지가 흐려지는구나. 어쨋든, 작은 키 얘기라던지 개인사에 대해서 얘기할 땐 오히려 소심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허세끼가 있다는 말은 하현우를 겉핥기 식으로만 보고 내리는 편견이 아닌가 싶다.

5. 요즘 내 작은 바램은 국카스텐이 나가수에 한번 나가주는 것이다. 하하 내가 쓰고도 웃긴게 뭐냐면
처음에 한국와서 처음 국카스텐이라는 밴드에 대해 하는 얘기들 중에 하나가 '국카스텐 나가수 안나오냐?' 이런거였는데
그런 글 보면서 (국카스텐 음악도 안들어본 주제에) 아주 상병/신들 개드립도 정도껏 쳐라. 무슨 인디가수 주제에 나가수냐..
이랬다는 거. 그때까지만 해도 내게 인디 음악이라는 건 말그대로 인디팬던트하게, 천재적이던 범재적이던, 적어도 非스탠더드
(조금 비약을 하자면 밸런스가 안맞는) 음악을 하는 밴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저기에 국카스텐 나가수 나가면 
안되냐고 언론 선동하고 싶은 지경. 

6. 그렇다. 나는 그 더럽다는 국카스텐 씹덕후가 되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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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ith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