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5. 11:15

 

 

  1. 허무한 말이지만, 살다보니 이것또한 지나가리 라는 생각만큼 힘이 되는 말이 없다.

    무슨 거지 같은 일이 생기던, 내가 어떤 감정적 동요를 겪던 그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순차적인 싸이클 같은 것이라는 게 어느 순간부터 깨달아지기 시작했다.

    몸이 아픈 것도, 마음이 괴로운 것도 … 바로 그 순간만 지나면 흘러가버리니

    이런 얘길 하기엔 너무 젊은 것도 같은데 …..

     

     

  2. 요즘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열등감 덩어리라서 참 다행이라고.

    내가 아들러리안은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사람을 가장 생산적으로 만드는 건 열등감이 아닐까 싶다.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은 더 완벽해 보이고 싶고

    시도 때도 없이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고 싶어서

    치열하게 배우고 싸우고 고민해왔다.

     

    어릴때는 이런 열등감이 열등감 자체로 여겨져서 너무 괴로웠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시도 때도없는 열등감이 나를 여기까지 있게 한 원동력 그 자체였다.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누가 보면 무쟈게 성공한 삶을 살아놓고 회고하는 듯한 뉘앙스가 되버렸는데

    성공한 삶이라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치열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열등감은 내 삶을 풍요롭고 촘촘하게 만들어줬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3. 그런데 서랍 속에 막 구겨놓은 것 같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꺼내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아무것도 해결 안해놓고 꼭꼭 숨겨만 놨는데

    어느순간 봇물터지듯 흘러나올까 무서워 죽겠다.

     

Posted by caithlin